[김은구 대표 칼럼] 섭리의 역사

 

 

 

섭리의 역사.

 

1.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하게 한 두 분. 하지만 두 분 관계가 그리 호의적이었던 건 아니다.

 

이제는 많이 알려진 것처럼 박정희는 대구폭동 주동자였던 친형 박상희가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것에 분을 품고 남로당 군사 총책이자 좌파 목사인 이재복의 회유를 받아 남로당에 가입했다.

 

6.25 전쟁 중 진행된 직선제 개헌 이후, 군부를 중심으로 이승만을 축출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여기에 박정희가 연루된 정황들이 포착되기도 한다.

 

이승만 대통령의 귀국을 불허하고 하와이 망명객으로 만든건 장면과 박정희다. 이승만은 망명할 의사가 없었고, 고국을 늘 그리워했다.

 

이승만 서거 후 박정희 대통령이 발표한 조사는 이승만에 대한 감사와 존경 그리고 깊은 사죄가 담겨있다. 아직 읽어보지 않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에서 일독해 보시기 바란다.

 

bit.ly/3u6lWln

 

 

2. 사법농단 사건

 

양승태 대법원장이 사법농단에 관한 47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판결을 받았다. 5년여 만에 내려진 1심 판결이다.

 

현재 국힘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당시 수사팀장이었고, 수사를 지휘한 윤석렬 서울중앙지검장은 대통령이 됐다.

 

탄핵사태 이후 보수진영의 공적이었던 윤석열과, 한동훈이 보수우파 진영의 희망이 된 것은 역설이다.

 

여야 모두가 양승태 대법원장 무죄판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 역시 뭐라 설명하기 힘든 아이러니다.

 

국힘은 대통령과 비대위원장에게 누가 될까봐, 더민주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공격의 빌미가 될까봐 서로 몸을 사리는 모양이다.

 

 

3. 섭리의 역사

 

역사가 늘 바라는 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나라를 회복하려는 간절한 바램에도 불구하고 마사다 항전 이후 이스라엘은 국가를 다시 세우는데 2000년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악녀라는 누명을 벗는덴 200여 년이 걸렸다.

 

방주혁 작가님이 우셨다. 나라 걱정에 지난 몇 년간 아스팔트에서 당신의 재능을 헌신하시며 누구보다 앞장서 오신 분.

 

이 귀한 분이 지난 토요일 우석경제관에서 진행한 문화예술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시다가 갑짜기 흐느끼며 우셨다.

 

탄핵사태 초기부터 열정적으로 활동하신 많은 분들이 어떤 무력감과 분노에 빠져 있는 게 사실이다.

 

어떤 분들은 홧병이 나셨고, 어떤 분들은 먼저 가셨다.

 

나 역시 어느 정도의 분노와 무력감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가 모두 이해하지 못하는 역사의 섭리를 기대한다.

 

도무지 말이 안되는 역설과 참담한 비극 마저도 우리가 다 품지 못하는 원인과 이유가 있고, 일정한 목적과 거대한 그림 그리고 장구한 시간 가운데 도도히 흘러감을 믿는다.

 

인간이성을 숭상하고 스스로가 인생의 주인인 사람들에겐 그저 헛소리일 뿐이다.

 

하지만 자신의 인생을 하나님께 의탁한 사람들에겐, 이것이 삶을 지탱하는 힘이다.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

 

섭리의 역사를 기대한다.

 

202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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