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닌에게 받은 소련 군복과 권총을 두른 홍범도 동상, 적절한가?

자유시 참변 후 레닌에게 받은 소련 군복과 권총을 착용한 홍범도 동상
동상 제작에 참고한 사진은 레닌의 선물을 받고 찍은 기념사진
소련군 복장의 동상이 육사에 있었고, 사생들은 거기에 경례를 했던 것

홍범도 장군 동상 이전 문제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육사 안에 있는 동상은 이전으로 가닥을 잡았고, 국방부 앞에 있는 동상은 아직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동상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 레닌에게 하사 받은 소련의 군복과 모자, 권총을 두른 홍범도 장군의 동상이 굳이 육사와 국방부에 있어야 하는가?

 

러시아 혁명에 성공한 이후, 소비에트 정권은 1918년 새로운 군복을 디자인 했다. 육사와 국방부 앞에 있는 홍장군의 동상은 소련 볼셰비키 적군의 군복 외투(시넬)를 입은 모양이다. 그가 쓴 모자는 부데노브카 Budenovka 라고 불리는 천으로 된 군모다. 왼쪽 어깨에서 대각선으로 가슴을 가로지르는 멜빵은 레닌에게 하사 받은 권총을 찬 것이다. 홍범도는 그 권총으로 자유시 참변의 책임을 묻는 김창수와 김오남을 살해했다. 

 

동상 제작의 기초가 된 것으로 추정되는 홍범도 장군의 사진은 자유시 참변 이후 그가 1922년 1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극동민족대회에 참석한 뒤, 레닌에게서 선물 받은 군복과 권총을 두르고 기념촬영을 한 모습이다. 

 

소련군 복장의 동상이 육사에 있었고, 사생들은 거기에 경례를 했던 것이다. 지극히 신중하지 못한 처사였다. 그런 점에서 국방부 앞 동상 존치도 문제가 있다.

 

3.1운동이 사실상 실패한 이후, 민족의 독립을 향한 열망으로 소련을 택한 사람들을 비난만 할 것은 아니다. 그 눈물 어린 개인사는 충분히 함께 아파하며 기릴 수 있다. 다만, 그들의 선택이 잘못된 것임은 역사가 증명한다. 그리고 거짓된 공산주의 사상과 싸워 이겨 기적처럼 생존하고 발전한 대한민국에서 그들을 적정한 수준으로 기리고 대우하는 일은 아마도 북한이 사라진 뒤에야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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