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드업포라이프] (18) 어떤 모습이든 상관없이 모든 생명은 소중해

성산생명윤리연구소에서는 생명을 존중하고 태아를 살리는 'Stand up for Life(스탠드업포라이프)' 강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1기 13명에 이어 2기에서는 총 12명의 프로라이프빌더(pro-life builder)를 배출하였습니다. 스탠드업포라이프 2기 수강생들이 낙태에 찬성하는 프로초이스(pro-choice) 입장을 가진 '가상'의 친구에게 쓴 편지글을 더워드뉴스에서 연재합니다. 이번 순서는 아이를 입양해 기르고 있는 손영희님의 편지입니다.

 

 

프로초이스 친구에게.

 

안녕? 나는 김해에서 사는 손영희라고 해. 나는 올해로 47살이 되는 아줌마인데, 솔직히 말하면 얼마 전까지 프로초이스와 프로라이프라는 말도 잘 몰랐단다. "생명이 소중하다"라는 말을 들을 때, '그래, 당연히 생명이 소중하지'라고 덤덤하게 생각했고, 눈에 보이는 사람, 이미 태어난 아기들만 소중한 생명이라는 생각을 하고 살았어. 그런데 난 지금 프로라이프로 살고 있어. 태아가 소중한 생명이라고 고백하며, 생명을 귀히 여기는 삶을 살고 있지. 내가 프로라이프가 된 이야기 들어볼래?

 

난 엄마, 아빠가 나를 키우기가 힘들어서 친척분께 맡겨져서 자랐어. 성격은 활발했고 호기심이 많아 사고도 많이 치고, 혼도 많이 났어. 더 힘들었던 건 '엄마, 아빠가 나를 버렸구나. 난 왜 이 세상에 태어났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힘든 청소년 시절을 보냈지. 엄마, 아빠가 나를 버렸다고 생각하니, 조금만 힘든 일이 있어도 슬퍼지고, 중요한 일이든 사소한 일이든 결정하는 것이 참 힘들더라. '난 참 소중하지 않구나'라고 생각하며 자랐어. 그래도 성격은 열정 있는 성격이라 열심히 살았고, 28살에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어.

 

 

지금의 남편과 결혼을 할 때, 남편이 마음에 든 건 자상하고 온유한 성품이었어. 부모님께 받지 못한 사랑을 남편에게 받으면서, 아기를 낳아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싶었어. 막상 아기를 기다리며 준비하는데, 아기는 쉽게 생기는 게 아니더라. 자연스레 아기를 낳고 기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인공수정도 해 보고, 여러 가지 약도 먹어보고, 결국 첫아기를 낳았는데, 아기를 보자마자 '소중하다' 이런 마음이 들었어. '내가 낳은 아기뿐 아니라 이 세상에 태어나 있는 모든 생명이 소중하구나. 이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생명이 없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 그 때 아줌마의 친구들 중에는 아기를 함께 기다렸지만 임신이 되지 않아 힘들어하는 친구도 있었고, 힘들게 아기를 임신했지만 유산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잉태된 생명이 모두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지. 함부로 하면 안되는거라는 것도, 생명이 나에게 찾아온 건 선물을 받은 것과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 진짜 선물 맞지만.

 

아줌마는 2명의 아기를 배로 낳았고, 1명의 아기를 가슴으로 낳았어. 첫째는 딸, 둘째는 아들, 셋째도 아들이야. 셋째가 가슴으로 낳은 아이지. 내가 입양 생각을 시작한 건 단순했어. 내가 친척집에서 자라면서 나처럼 낳아주신 엄마, 아빠가 아이를 키우지 못하는 아이를 키우고 싶었어. 보상심리 같은 거지. 내가 받지 못한 사랑을 주면서 키워야겠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입양을 하고 나니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게 됐어. 막상 아기가 우리집에 오고 나니, 아기와 내가, 아기와 우리 가족이 사랑을 주고 받으면서 사랑이 폭발해버리는 거야. 날마다 웃을 일이 생겼지.

 

첫째와 둘째, 남편과 나는 함께 가족이 될 아기가 우리집으로 오길 기도하다가, 어느 날 정말 아기가 우리집으로 오게 되었어. 셋째아들 찬영이를 처음 만났을 때 그 감격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정말 우리집에 아기가 왔어. 찬영이와 우리는 가족이 되었어. 정말 사랑스러운 찬영이를 키우면서 새삼 찬영이를 낳아준 엄마에게 감사의 고백을 하게 된단다. 찬영이는 올해로 7살이 되었어. 밤이 찾아오면 우리는 가정을 위해 축복기도를 해. 3명의 자녀에게도 축복기도를 해 준단다.

 

 

가슴으로 낳은 나의 사랑하는 아들 찬영이와 함께 생명을 포기하지 않고 지켜주신 생모에게 감사하다는 기도도 빠뜨리지 않고 하고 있어. 생명으로 잉태되었다는 것만으로 이미 축복은 시작된 거고 그 축복을 포기하지 않고 지켜낸 거니까. 찬영이를 키우면서 생모가 생명을 지켜 내었구나라는 마음이 한두번 든 게 아니야. 그때마다 정말 감사해.

 

찬영이가 나에게 물어본 적이 있어. "엄마, 낳아준 엄마는 왜 나를 못 키워요?" 우리 아들이 나를 닮아서 호기심이 많은가 봐. 7살 찬영이는 많은 질문을 한단다. "응. 엄마는 너의 생명을 지켜서 이 땅에 태어나게 했고, 나에게 잘 키우라고 주셨지. 엄마에게 특별한 사정이 있어. 찬영이를 낳아준 엄마는 대단한 사람이야. 너를 이 땅에 태어나게 했잖아. 아들이 되어줘서 고마워"라고 말해줬어. 그리고 꼭 안아주었지.

 

찬영이가 자라서 엄마가 생명을 지켜준 아이들만 이 땅에 태어난 것을 알게 되고 생모에게 아쉬움보다 감사함이 더 크기를 기도하고 있어, 생모가 생명을 지켜 이 땅에 태어나게 한 일이 얼마나 용기있는 행동이었는지도 느꼈으면 좋겠어.

 

 

나는 아기를 낳으면서, 또 아기를 입양하면서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어. 그런데 프로라이프 공부를 하면서 잉태된 순간부터 생명이 시작된다는 것, 모든 생명은 지켜져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어. 모든 생명은 소중해. 어떤 모습으로 있든지 상관없이 말이야. 프로라이프 수업 과정 중에 동영상을 보는 숙제가 있어. 낙태과정에 대해 나오는 동영상을 보는데, 모습이 미숙해도 태아는 사람이구나 이런 마음이 들더라구. '나처럼 낙태에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 말이야.

 

프로초이스 친구야.

내가 프로라이프가 된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나는 이제 많은 사람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는 일을 할 거야. 낙태가 어떤 일인지에 대해서도 알려줄 거야.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생명을 지켜내는 일은 소중하니까 프로라이프로 활동을 시작하려 해. 생명의 소중함을 함께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을 내주면 좋겠어. '잉태된 순간부터 생명입니다.' 이런 고백 우리 함께 해 볼 수 있을까?

다음에 또 만나. 안녕.

 

김해에서

손영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더워드뉴스(THE WORD NEWS) = 손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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