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생명윤리연구소에서는 생명을 존중하고 태아를 살리는 'Stand up for Life(스탠드업포라이프)' 강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1기 13명에 이어 2기에서는 총 12명의 프로라이프빌더(pro-life builder)를 배출하였습니다. 스탠드업포라이프 2기 수강생들이 낙태에 찬성하는 프로초이스(pro-choice) 입장을 가진 '가상'의 친구에게 쓴 편지글을 더워드뉴스에서 연재합니다. 이번 순서는 행복이(가명)라는 아이를 입양한 어머니가 행복이의 친모에게 쓰는 임양희님의 편지입니다.
안녕하세요? 행복이 어머님, 요즘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죠? 그래도 예쁘게 물들어 가는 단풍을 보면 참 행복한 계절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행복이와 함께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함께 보며, 즐길 수 있는 이 기회가 나에게 주어진 것에 대해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저는 행복이 친어머니를 한 번도 뵌 적은 없지만, 늘 마음으로 어떤 분이실까 상상을 하며, 언젠가는 꼭 한번 뵙고 싶고, 꼭 그날이 올 것을 기대하며 기쁨으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행복이 엄마입니다.
행복이 어머님, 어머니의 마음에 한 줄기 빛으로 기억이 된 그날을 기억하시나요? 아마 그 기쁨의 그 날을 잊지 못하시고 있을 줄 믿어요. 그리고 지금도 늘 행복이의 행복을 위해 응원하며 기도하고 있을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과 반응으로 많은 고민이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믿고 신뢰하며 의지했던, 행복이 아빠의 반응에 더 많이 어렵고 힘든 시간을 견디어 냈을 거라는 생각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을 선택하여 준 행복이 어머니의 결단력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고 있어요.
한 달이 갓 지난 행복이를 처음 만나던 날... 그날을 저와 저의 모든 가족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답니다. 태풍이 전날 강하게 강타하여 행복이를 만나는 날에 정말 만날 수 있을지 밤새 얼마나 걱정하였던지요. 그런데, 참 감사하게도 행복이를 만나는 첫날. 거짓말같이 태풍은 지나가고, 푸른 하늘과 맑은 공기, 정말 모든 더러움이 싹 씻겨 가고 그렇게 청명한 가을 하늘이지 않을 수 없었어요.
너무나도 작고 여리어 어떻게 안아야 할지, 긴장한 마음으로 가슴에 안고 오는 시간 내내 어떻게 안고 내려왔는지도 알 수 없는 시간이 지나 그렇게 행복이가 우리 가정에 온 지도 어느덧 벌써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가고 있네요. 지금도 제 옆에서 영어책을 재미있게 읽어 주는 행복이. 정말, 저희 가정에 행복을 가져다주는 행복이랍니다. 하늘이 저희 가정에 주신 참된 사랑이랍니다.
행복이 어머니, 알고 계시나요? 행복이의 잠자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런 생각에 늘 빠져본답니다. 행복이의 생명을 품고 그 사랑으로 행복이를 끝까지 지켜준 어머님께 얼마나 감사하고 있는지를요. 그 위대한 엄마의 모습을요.
행복이의 자그마한 그리고 길쭉하고 야무지게 생긴 손가락 하나하나, 통통한 발가락 하나하나. 행복이를 바라볼 때마다 이렇게 예쁜 행복이가 어떻게 지금 내 옆에 누워 있을까? 정말 꿈만 같아서 정말 내 얼굴을 꼬집어 보는 일도 간간이 있답니다. 그리고 행복이가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감사한지요.
행복이는 늘 에너지가 넘치고 잠을 버티면서까지 노는 것을 정말 좋아한답니다. 그리고 웃는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요. 아마 어머니를 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답니다. 어머니께서 늘 웃음이 많았다고 이야기를 전해 들었어요. 그리고 행복이의 초음파 사진에 날짜를 적어 둔 글씨체를 보면서 참으로 마음이 따스한 분임을 느낄 수 있었어요. 행복이 어머니의 행복만을 생각했더라면, 지금의 사랑스러운 행복이는 이 세상에 태어나지 못했을 거예요. 하지만, 그 선택을 하지 않은 것이 행복이 어머니의 삶을 결국은 행복한 삶으로 이끌어 주는 길이였던 것을 행복이 어머니는 지금 어렴풋이 알고 계실 거예요. 아직, 그것을 알지 못하신다면 언젠가는 알게 되실 거예요.
행복이 어머니께서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와 사람들의 시선들로 인해, '정말 생명을 포기해야 하나?' 하는 한순간의 생각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였다면, 정말 생각하기도 힘든 그 아찔한 일을 선택하지 않아 주신 것에 얼마나 감사한지요. 실제로 여러 가지 어려운 환경들로 인해, 이 땅에서 사라져 가는 생명이 많다고 이야기 들었어요. 그리고 그렇게 생명을 포기한 엄마들이 평생 죄책감과 우울감으로 살아가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어요.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리고 너무나도 작다는 이유로, 그리고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존재라는 이유로, 생명을 쉽게 포기하는 이 시대의 분위기와 문화지만, 그 어려운 시간과 순간에 행복이의 생명을 끝까지 지켜주며, 행복이의 삶을 존중해준 행복이의 어머니의 결정과 용기에 응원과 감사의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그리고 여러 어려움 상황 가운데서도 긍정적인 마음을 먹으시고 생명을 택하신 선택으로 어머니께서는 생명을 포기했을 때의 그 죄책감과 우울감은 느끼지 않으실 거라 믿어요. 그리고 행복이도 행복하게 잘 자라고 있으니 이제는 더 마음에 자유함으로 기쁨과 행복을 많이 느끼셨으면 해요.
행복이 어머니, 행복이는 행복이 어머니의 사랑스럽고 예쁜 딸이랍니다. 그리고 저에게 있어서도 행복이는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예쁜 딸이랍니다. 행복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같으니까요. 방법만 다를 뿐, 하늘이 저희 가정에 보내어주신 소중한 딸이랍니다. 행복이는 아직 어려서 잘은 모르지만, 크면 행복이를 낳아준 엄마를 만나고 싶다고 해요. 그래서 좀 더 크면 같이 꼭 만나자고 약속했어요.
혹시, 마음에 행복이를 위한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그 마음을 내려놓아 주세요. 행복이도 친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할 날이 올 거예요.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사랑으로 지켜졌는지, 그리고 삶의 기회를 열어준 어머니의 마음을 알게 될 날이 올 거예요. 그리고 많이 부족하지만, 하늘이 저희 가정에 허락해 주신 행복이를 사랑으로 잘 키울게요. 왜냐하면, 행복이는 정말 저의 딸이기도 하니까요. 제가 조금 바라는 것이 있다면, 행복이가 밝고 건강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행복이와 다시 만나질 날을 기대하며 행복이와 함께 저희도 항상 어머니를 응원하며 기도하고 있을게요. 행복이 걱정은 하지 마시고,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시길 바라요. 그래야 행복이와 다시 만날 수 있으니깐요.
다시 한번, 행복이의 생명을 지켜주고 삶의 기회를 열어준 행복이 어머니께 감사를 드립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더워드뉴스(THE WORD NEWS) = 임양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