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드업포라이프] (5) 이 세상 그 누구도 태어나지 말았어야 되는, 죽어도 되는 존재는 없잖아요

성산생명윤리연구소에서는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Stand up for Life(스탠드업포라이프)' 강의를 진행하였고 총 13명의 프로라이프빌더(pro-life builder)와 3명의 수료생을 배출하였습니다. 스탠드업포라이프 수강생들이 낙태에 찬성하는 프로초이스(pro-choice) 입장을 가진 '가상'의 친구에게 쓴 편지글을 더워드뉴스에서 9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다섯번째 순서로 정자욱님의 편지입니다.

 

 

언니~ 놀랬죠? 제가 편지를 써서요. 우리가 통화는 종종하는데 편지는 첨이라 저도 좀 어색하기도 하네요.

 

기억나요? 저번에 통화하면서 저에게 요즘 뭐하면서 지내냐고 물었잖아요. 제가 낙태반대 생명살리기운동 한다니까, 언니가 바로 "무조건 나는 낙태 찬성"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던 언니 대답에 당황하며 "왜 그렇게 생각해요?"라고 물었지만 "그냥..."이라면서 정확한 이유는 말해주지 않았죠. 제가 프로라이프 운동에 대해 공부를 하다보니 '아무래도 원치 않는 임신이나 기형아에 대한 우려 등이 언니 생각속에 있어서 그런 말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 그때 사실 낙태에 대한 지식은 없고 열심만 가득한 터라 말을 대충 얼버무리다 "낙태는 안돼요"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별다른 얘기를 전달하지 못한 채 통화를 끝냈던 게 기억나요. 그런데 우연한 기회로 프로라이프 운동에 대해 배우면서 과제 중 하나이지만 편지쓰기의 시간이 주어져서 덕분에 이렇게 몇 자 써내려 가며 못내 아쉬웠던 얘기들을 조금이나마 할 수 있어 참 감사해요.

 

먼저 프로라이프에 대해 공부를 하던 중 느껴진 생각이 있었는데요. 나도 입으론 낙태반대를 외치고 있지만 마음 깊숙이는 부분적 낙태 찬성자는 아니었나 하고 돌아보게 되었답니다. 아마도 제 속에 그런 마음이 있었던 것은 생명 자체에 대한 깨달음의 부족에서 시작된 거 같아요. 생명을 가진 사람이니까라는 당연함이 오히려 나를 무감각하게 만들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언니도 저도 아니 이 세상 그 누구도 태어나지 말았어야 되는, 죽어도 되는 존재는 없잖아요? 그런데 그 귀중한 생명에 초점을 두기보다 임신된 경로나 처해진 상황, 때로는 아기의 건강 상태를 핑계로 엄마인 내가 편한 방법을 선택하면서 합리화시킨 건 아닌가라는 생각을 공부를 통해 하게 되었어요.

 

언니께 알려드리고 싶은 내용이 너무 많아 무엇부터 말해야 할지 어렵지만 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요. 생명은 누구에게나 값지다는 것, 그걸 누군가에 의해서 뺏겨버리면 절대 안된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생명은 그 누구도 뺏을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이니까요.

 

언니 아시죠? 저희 가정이 제일 힘들 때 셋째가 생겼던 거요. 사실 제가 그 때 많이 울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고, 하나님께 원망의 기도도 많이 했었답니다. 왜 아기를 줬냐고, 언제 아기를 달랬냐고요. 부끄럽게도 어려운 가정형편이 소중한 자녀를 기쁨으로 받아드리지 못하는 이유였고, 한참 후에 깨달았지만 얼마나 복을 복으로 알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했는지를...

 

 

요즘은 셋째에게 늘 감사의 얘기를 전한답니다. "엄마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마워~"라구요.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요즘 가장 후회되는 것이 넷째를 낳지 않은 것이예요. 언니, 아시죠? 70년대 우리나라에서 산아정책으로 자녀수를 제한했던 거요. 저도 그 시절 태어났는데요. 공부를 하다보니 만약 그 당시 부모님께서 산아정책에 동의하셨다면 저도 지금 없겠구나를 생각하니 아찔하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부모님께 그 시절 얘기를 물어보면서 감사의 말을 전했답니다.

 

두서없이 써 내려간 저의 편지로 조금이나마 생명에 대한 소중함이 전달되어 언니의 낙태에 대한 생각이 조금이라도 바뀌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담에 만나면 배운 것들에 대한 얘기 보따리를 더 풀고 싶어요. 더운 날씨 건강 잘 챙기고 담에 한번 만나요.

 

7월 어느 날 동생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더워드뉴스(THE WORD NEWS) = 정자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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