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생명윤리연구소에서는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Stand up for Life(스탠드업포라이프)' 강의를 진행하였고 총 13명의 프로라이프빌더(pro-life builder)와 3명의 수료생을 배출하였습니다. 스탠드업포라이프 수강생들이 낙태에 찬성하는 프로초이스(pro-choice) 입장을 가진 '가상'의 친구에게 쓴 편지글을 더워드뉴스에서 9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첫번째 순서로 이유빈님의 편지입니다.
언니 안녕 ! 조금 무거운 주제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얼마 전에 나눴던 주제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해볼까 해. 낙태와 관련된 얘기를 하다가 ‘성폭력에 의한 임신’에 대해서 얘기했었잖아. 그 때 언니는 ‘그런 경우는 낙태를 해야 한다’고 했고, 나는 그 말에 동의할 수 없었지만 혹여나 내가 겪지 않은 아픔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하게 될 까봐 조심스럽고 정리가 필요해서 당시엔 말을 아꼈던 것 같아. 언니랑 대화를 나눈 이후에 ‘성폭력에 의한 임신이라면 낙태해야 한다’고 했던 말을 곰곰이 생각해봤어.
성폭력을 당했던 트라우마를 잊기 위해서 낙태를 해야 할까. 과연 아이가 사라지면 그 트라우마도 점점 기억 속에 잊혀지는 걸까?
그러다 한 영상을 보게 됐어. 낯선 남성에 의한 성폭력으로 임신했지만 출산해서 자신의 자녀로 키우고 있는 외국 여성분이야. 물론 출산을 결심하기까지는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남편분의 격려와 지지로 잉태된 생명을 소중한 ‘선물’로 받아들이게 됐다고 해. 그렇게 출산한 아이의 존재로 인해서 트라우마가 치유되고, 그 아이가 미움보다 사랑이 더 크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는 말을 듣고 엄청난 감동이였어.
아이를 볼 때마다 계속 트라우마가 떠올라서 괴로울 것 같다는 우리의 예상과는 정반대로, 생명에 대한 사랑이 그 끔찍한 트라우마를 치유한다는 게 정말 놀라워. 생명이 주는 힘은 정말 신비하고 아름다움을 느껴.
나는 성폭력의 트라우마를 낙태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하는 말은 절대 진실이 아니라고 믿어. 낙태는 성폭력에 의한 트라우마보다 또 다른 트라우마와 더 큰 고통을 겪게 하는 일이야. 낙태를 경험한 분들이 오랜 시간이 지난 일임에도 죄책감으로 괴로워하시는 것을 보면 참 마음이 아파.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임신했을지라도, 잉태된 ‘생명’ 자체를 소중히 여기고 출산을 선택했을 때, 놀라운 회복의 일들이 일어나는 사례들을 보면 낙태는 결코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생명을 선택했던 분의 동일한 고백은 ‘이 아이가 없는 삶은 상상할 수도 없고, 고통의 시간을 견뎌낼 수도 없었을 것’이라는 거지.
물론 내가 영상에서 봤던 그 여성분의 사례처럼 모두가 아이를 출산하고 양육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럼에도 아이를 양육할 수 없다면, 출산하고 입양을 보내서라도 생명을 지켜내는 것이 아이와 여성에게도 최선의 방법인 것 같아. 우리 생명이 소중한 것처럼... 아기가 어떤 방법으로 잉태되었든, 사람의 생명에 대한 가치는 모두 동일하게 소중하잖아.
언니, 내가 말했던 그 영상 링크도 같이 보낼게. 참 감동적인 영상이야. 시간될 때 꼭 한 번 보면 좋을 것 같아.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
(더워드뉴스(THE WORD NEWS) = 이유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