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사태에 대한 서울대 재학생 시국선언 전문 (전현호)

안녕하십니까 저는 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 21학번 전현호입니다.

 

저는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투표를 위해 나온 시민들이 투표용지를 받지 못하고, 이에 대한 정당하고 평화로운 항의가 경찰력에 의해 진압되는 것을 보니 참을 수 없어서 나왔습니다.

사실 오늘 이 자리에 서기까지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해도 될까 혹여나 주위 사람들로부터 소위 손절을 당하거나 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발언을 하는 지금도 그 두려움을 다 떨치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국가기관에게 훼손된 국민의 헌법적 가치를 보장하라는 당연한 요구가 말하기 주저되는 이 사회상 자체가 표현의 자유를 비롯한 국민의 권리가 심각히 침해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 6.3 부정선거에 대해 목소리 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그들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여기에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그리고 공정 선거를 열망하여 이 자리에 모인 우리가 상식이고, 이를 비난하고 저지하려는 세력들이 불법이자 비상식이라는 것을 선포하기 위해서라도 나서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여러분, 5천년 한반도 역사에서 보편 참정권이 구현된 것은 1948년 제헌국회의원 선거 이후로 약 78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78년의 세월은 짧지만 가벼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대한민국은 6.25 전란 속에서 1952년 4월 24일 지방선거를 실시하였고 3.15 부정선거에 맞서 참정권을 위해 수많은 시민들이 피를 흘렸습니다.

대한민국은 선거에 있어서 그 어떤 민주주의 국가들과 견주어도 자랑스러운 빛나는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6월 3일에 시대는 다시금 우리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일어서 불의에 맞서 싸울 것인지 무릎 꿇고 굴복할 것인지의 양자택일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6.3선거의 문제점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공직선거법 제 155조(①투표소는 선거일 오전 6시에 열고 오후 6시(보궐선거등에 있어서는 오후 8시)에 닫는다. 다만, 마감할 때에 투표소에서 투표하기 위하여 대기하고 있는 선거인에게는 번호표를 부여하여 투표하게 한 후에 닫아야 한다.) 에 따르면 투표 시간은 임의로 연장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선관위는 오후 10시까지로 연장하였는데 제155조에 위반입니다. 1항에 의해 대기하고 있는 선거인에게

번호표를 부여하여 선거를 진행한 것이기에 문제가 없다고 하십니까.

하지만 이 투표시간 연장조치는 공직선거법 제108조(여론조사의 결과공표금지 등 ①누구든지 선거일 전 6일부터 선거일의 투표마감시각까지 선거에 관하여 정당에 대한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의 경위와 그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하여 보도할 수 없다.)에 의해 투표가 진행되고 있던 오후 10시 이전의 출구 조사 및 개표 방송은 모두 제 108 조 위반에 해당되게 합니다. 108조에서 결과 공표를 금지한 것은 개표방송이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공정한 선거를 위해 금지한 것입니다.

실제로 시민분들 중에는 투표시간을 한참 넘어 3시간씩 기다리다 돌아가신 분도 계시다고 합니다. 개표방송을 보며 투표를 기다리신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6.3 선거는 공정한 1표를 보장하지 못한 반헌법적 위법 선거입니다. 이번 사건은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와 대의 민주주의 원칙을 심각하게 오염시키는 사건입니다. 외국 세력이 투표함을 바꿔치기 해야만 부정선거인가요? 이번 사태는 충분히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부정한 선거입니다. 저는 선관위원장님께서 사퇴하고, 몇몇 책임자에게 책임을 묻고 끝내는 것으론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사태는 우발적 사고에 일어난 부실 선거가 아니라 시스템적인 필연적인 사고이기 때문입니다. 잠실에 모여있는 시민들은 그저 책임자 처벌이 아니라 공정의 회복을 원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선거는 2021년 독일 베를린 선거의 사례와 같이 그 효력을 무효화하고 재선거를 실시해야 합니다. 투표 결과가 바뀌지 않기에 문제가 없다고 하십니까? 지금 국민들은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었는지 떨어졌는지에 대한 투표 결과에 분노한 것이 아닙니다. 그 결과를 만든 과정이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거리로 나온 것 입니다. 니클라스 루만의 정당성 이론에 의하면 선거 결과의 정당성은 결과 자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를 산출한 절차가 공정하고 평등하게 작동했다는 신뢰에서 나옵니다.

 

대의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의 정당성이 의심받는다는 것은 헌정적 위기입니다. 그렇기에 이번 6.3 지방선거 재선거 요구는 단순한 소요 사태가 아니라 정당한 투쟁인 것입니다. 재선거 요구는 투표 결과에 불복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정당성에 대한 회복 요구입니다.

따라서 저는 이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6.3 선거를 무효화하고 재선거 실시를 요구합니다.

 

마지막으로 제 이야기를 하며 끝내겠습니다. 저는 6월 3일에 여느 때와 같이 투표를 하고 공부를 하고 밥을 먹고 운동을 하는 일상을 누렸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일상이 모든 시민이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잠실7동 제2 투표소로 투표를 하러 갔던 시민들은 유권자 수의 약 50%의 용지만이 인쇄되어 투표에 제한을 받았습니다.

미처 투표를 하지 못한 시민들은 법으로 정해진 투표 시간인 오후 6시를 넘겨서, 자신의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서 2-3시간 기약없이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저는 민주주의가 침해된 그날, 족발집에서 개표방송을 보면서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며 새벽 3시가 될 때까지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보냈습니다. 숙취에서 깨어난 다음날 뉴스를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새벽까지 내가 취해 잠들어있을 때, 다른 시민의 권리를 위해 밤늦게 깨어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보니 마르틴 니묄러 목사님이 쓰신 글이 생각났습니다.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그들이 사민당원들을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민당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그들이 노동조합원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는, 나를 위해 말해 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저는 마르틴 목사님처럼 침묵하고 나중에 후회하지 않고 싶어서 나왔습니다. 결과는 어차피 바뀌지 않는다며 냉소하지 않기 위해 나왔습니다. 잠실 시민들이 투표를 하지 못했지만 나는 했으니까 나와 상관없다는 식으로 살지 않고 싶어 나왔습니다. 제가 지금 위험을 감수하고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다음에 제 권리가 침탈 당할 때 목소리를 내줄 사람은 남아있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동료 시민의 피해는 결국 나의 피해이고 그들의 눈물은 제 눈의 눈물이기도 한 것입니다. 늦게라도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토요일에 잠실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거기서 휠체어를 타신 할머니, 아이를 유모차에 태운 젊은 부부, 서로의 손을 맞잡고 태극기와 피켓을 든 커플들, 수많은 대한민국 시민들과 헌법에서 보장하는 참정권을 위해 함께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제 앞에 계신 여러분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더이상 두렵지 않습니다.

 

관악이여! 조국이 묻는다 진리로 답하라!

여러분! 시대의 질문에 당당히 정답으로 응합시다!

 

2026-06-07 02:22 전현호 씀

 

※시국선언 해당 영상 링크: 트루스포럼 Truth Forum 라이브 스트리밍 중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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