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사태에 대한 서울대 재학생 시국선언 전문 (김찬영)

서울대학교 학우 여러분, 우선 저에 대해 짧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지난해 2월 17일, 총학생회가 침묵하고 있던 상황 속에서 오직 개인의 신념과 책임감만으로 서울대학교 탄핵반대 시국선언을 자발적으로 주최했던 대표였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오늘, 서울대 트루스포럼 소속으로 여러 재학생들과 함께 다시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공정한 선거, 그리고 국민주권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다시 목소리를 내고자 합니다.

저는 이틀 전 잠실 올림픽공원에서 20시간 동안 시민들과 함께 밤을 새우며 부정선거 의혹의 해소와 재선거를 외쳤습니다.

그곳에는 정말 많은 2030 청년들이 있었습니다. 기말고사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와 일상을 뒤로한 채 거리로 나온 대학생들이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태극기를 들고 있었고, 누군가는 손으로 직접 만든 스케치북을 들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나온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불안과 절박함 때문에 스스로 거리로 나온 시민들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본 현장은 일부 언론의 묘사와는 달랐습니다. 시민들은 폭행이나 과격한 행동보다 질서를 지키려 했고, 경찰 병력이 교대할 때조차 “고생하십니다”라며 박수를 보내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은 시민들을 단순히 “극우 시위대”, “음모론 세력”으로 규정했습니다.

저는 그것이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은 선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권리가 있습니다. 참정권이 제대로 보장되었는지 묻고, 선거 과정의 공정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요구할 권리 역시 존재합니다. 그런 문제 제기 자체를 조롱하거나 낙인찍기 시작한다면, 결국 국민들은 자유롭게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단순한 정치적 갈등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민주주의의 신뢰 자체가 흔들리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지난 6월 3일 지방선거에서는 전국 여러 지역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한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서울 송파·강남·광진·동작 등 일부 지역 투표소에서는 투표가 일시 중단되었고, 일부 시민들은 장시간 대기해야 했으며, 일부 투표소에서는 밤 10시까지 투표가 이어졌습니다.

문제는 단순한 행정 실수가 아닙니다.

선관위는 유권자 수의 110% 수준에 해당하는 투표용지 제작 예산을 이미 확보한 상태였다고 알려졌습니다.

국민 세금으로 충분한 예산을 배정받고도 현장에서는 투표용지가 미지급돼 국민들이 투표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더욱 논란이 된 것은, 이후 일부 투표소에서는 실제 준비된 투표용지가 선관위 내부 기준으로 알려진 50%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정황까지 드러났다는 점입니다.

당초 선관위는 투표용지 부족 투표소가 14곳이라고 발표했지만, 이후 전국 50개 투표소에서 실제 부족 사태가 있었다고 밝혔고, 전국 67개 투표소에 추가 용지가 긴급 공급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더 큰 문제는 출구조사 발표 이후에도 투표가 이어졌다는 점입니다. 어떤 국민은 출구조사 이전에 투표했고, 어떤 국민은 이미 방송을 통해 판세가 공개된 이후 밤늦게 투표하게 되었습니다. 

 

이 상황을 보며 많은 국민들이 “과연 절차적 공정성이 지켜진 것이 맞는가”라는 의문을 갖게 된 것입니다. 선관위는 사전투표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해 선거 당일 투표용지를 줄여 인쇄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지역별 편차와 현장 수요에 대한 대응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고, 결국 여러 지역에서 혼란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 전에도 176명의 직원이 휴직했고, 2022년 선거 당시에도 218명이 휴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선거철마다 대규모 휴직자가 발생한다면 국민은 선관위의 책임감과 운영 능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부산·대구·울산·경남과 수도권의 서울·인천 지역에 집중적으로 발생했고, 호남권에서는 상대적으로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의문들을 무조건 음모론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검증하고 설명하는 태도입니다.

특히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는 아직 투표하지 못한 시민들이 남아 있었음에도 투표함 반출이 진행되면서 충돌이 발생했습니다.

현장 시민들은 개표 중단과 재선거를 요구했고, 이후 경찰은 기동대 약 1천 명을 투입해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고 투표함을 반출했습니다.

행정의 잘못은 국가기관이 했는데, 왜 국민들이 거리에서 끌려나가야 합니까. 왜 자신의 참정권 침해에 항의하는 국민들이 위험한 세력처럼 취급받아야 합니까.

그동안 선관위는 여러 논란 속에서도 반복적으로 사과만 해왔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이 체감할 만큼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감사원 조사에서는 지난 7년간 선관위 고위 간부 자녀 특혜 채용 비리 누적 적발 건수가 353건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부 관계자들의 발언에서는 “선관위는 가족회사”라는 표현까지 나왔습니다. 심지어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통해 선관위 수사를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대한민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원래 3·15 부정선거의 반성 위에서 탄생한 독립 헌법기관입니다.

행정부로부터 독립해 공정한 선거를 관리하라는 취지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지금 국민들이 묻고 있는 것은 이것입니다.

독립성을 보장받은 기관이 과연 공정성을 지키고 있는가. 아니면 독립성을 방패 삼아 외부 견제와 감시를 거부하고 있는가.

저는 그렇기 때문에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해명이나 사과가 아니라, 선관위에 대한 철저한 특검과 전면적인 진상규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특검은 단순한 보여주기식 조사가 아니라, 필요하다면 선관위를 해체 수준으로 쇄신할 수 있는 강도 높은 개혁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권과 정부의 대응 역시 국민적 논란을 키웠습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개표 중단과 재선거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반면 선관위는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고, 더불어민주당 역시 재투표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6월 4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매우 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은 단순한 유감 표명을 넘어 보다 책임 있는 대응과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되었던 스타벅스 관련 사안에서는 매우 강한 반응과 적극적인 메시지가 이어졌던 것과 비교해,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조용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일부 국민들에게 ‘선택적 분노’라는 인상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외국인 영주권자와 귀화 유권자의 증가 문제를 둘러싼 논란 역시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외국인 영주권자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이 부여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민들 사이에서는 선거와 국가 주권의 관계에 대한 우려 역시 커지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혐오나 배척의 시선으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적어도 국민들이 왜 불안과 의문을 갖고 있는지는 진지하게 논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런 상황 속에서, 최근 정부와 재외동포청이 2028년까지 재외국민 우편·전자투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민적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재외국민의 참정권 확대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관련 법·보안·감사 체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전자투표 논의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역시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프랑스 등 일부 국가들은 해킹 위험과 시스템 오류 문제 등을 이유로 인터넷·전자투표를 축소하거나 중단한 사례도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기술 도입 자체가 아니라, 국민들이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사전투표 결과를 둘러싼 의문 역시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천 송도 1동과 송도 2동은 유권자 수와 지역 특성이 서로 다른 지역임에도, 사전투표 결과에서 특정 후보들의 득표 수치가 동일하게 나온 사례가 알려지면서 국민적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문제를 단정적으로 말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국민들이 실제로 의문을 갖고 있는 사안이라면, 선관위는 국민을 향해 단순히 “음모론”이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설명하고 검증받으려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허위조작정보 규제라는 명분 아래 표현의 자유와 문제 제기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입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은 국가기관을 비판할 자유가 있어야 합니다. 선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검증을 요구할 자유 역시 보장되어야 합니다. 저는 그렇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역시 재검토되거나 철회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960년 3·15 부정선거에 맞서 학생들과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고, 그 외침은 결국 4·19 혁명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지금 2026년 대한민국에서도 다시 수많은 청년들이 거리로 나오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단순한 정치 집회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시대적 외침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잠실 올림픽공원에서는 수많은 시민들과 청년들이 밤을 새우며 재선거를 외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오늘 이 시국선언이 끝나는 즉시 다시 잠실로 돌아갈 것입니다. 서울대 학우 여러분도 용기 내어 많이 와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말합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 원칙이 현실 속 살아 있는 가치로 지켜지기를 바랍니다. 침묵하지 마십시오. 외면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다시 바로 세워야 할 시간입니다. 어제 잠실에서 구호가 바뀌었습다. 재선거만 외치다가 부정선거-재선거로 바뀌었습니다. 절차적 정당성이 무너졌다는 점에서 이미 부정선거 아닙니까! 비리집단 선관위가 주도한 깜깜이 선거라는 점에서 이미 부정선거 아닙니까! 정당하게 제기된 무수한 의혹들을 음모론으로 매도하고, 제도를 개선했으면 될 일을 적극적으로 방치했다는 점에서 이미 부정선거 아닙니까! 이에 우리는 잠실에서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이렇게 함께 외치도록 하겠습니다.

부정선거 , 재선거!

 

※해당영상 링크: www.youtube.com/watch?v=tJ9c1ccnazE&t=71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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